서울시민 125만명 죽일 수 있는 원자폭탄 위력의 수백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편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북한은 이날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개발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주장한 수소폭탄의 위력은 같은 핵폭탄인 원자폭탄의 수십 내지 수백배다.



핵분열 반응만 이용하는 원자폭탄과 달리 핵분열과 핵융합을 한 번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사이트인 ‘조선의 오늘’은 지난해 3월 수소폭탄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수백만분의 1초 사이에 진행되는 중수소와 초중수소(삼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은 굉장히 큰 에너지를 내게 된다”며 “같은 크기의 원자탄에 비해 수소탄은 100배 이상의 위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핵분열 원자탄을 1단계 기폭 장치로 사용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2단계로 핵융합 연쇄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게 수소폭탄의 기본 원리다.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 만들어진 고온(1억도)의 환경에서 다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이때 폭발력이 한층 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핵분열 에너지를 짧은 시간에 핵융합으로 연결하는 고도의 핵물리 기술이 필요하다. 핵융합 반응이 고온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수소폭탄은 열핵 무기라고도 불리는데, 이날 북한 핵무기연구소가 6차 핵실험 관련 성명에서 이번에 실험한 핵무기를 ‘2단 열핵 무기’라고 부르고 ‘분열 기폭 및 고온 핵융합 점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수소폭탄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짐작된다.

1945년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만든 미국은 1952년 11월 태평양의 한 산호초 섬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했는데 당시 위력은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 ‘팻 맨’의 위력인 21kt(킬로톤ㆍ1kt은 TNT 1,000톤의 폭발력)의 320~700배였다. 엄청난 위력 탓에 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반경 2.5㎞ 내 지역에 피해를 입혔고 7만명을 죽인 팻 맨과도 비교할 수 없는 폭발력이었다. 국제사회가 공식 인정하는 핵보유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뿐이다.

지금껏 가장 위력이 컸던 북한 핵무기는 지난해 9월 9일 5차 핵실험 당시 동원됐던 폭탄으로 위력이 10kt 정도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번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5차의 5~6배에 이를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추정이다.

2004년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가 서울 용산 500m 상공에서 15kt 핵폭탄 한 발이 폭발할 경우 얼마나 많은 피해가 생길지를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반경 4.5㎞ 이내 지역에서는 모든 건물이 반파 이상의 피해를 입고 폭발 직후 사망하는 시민이 40만명에 이른다. 낙진이 최대치로 늘어난다면 사망자는 125만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결과까지 도출됐다. 서울 시내 인구의 10분의 1가량이다.

수소폭탄의 최대 장점은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소형화와 경량화에 성공하면 미사일에 실어 멀리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무기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핵분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만드는 최소한의 양(임계질량)이 존재해 경량화에 한계가 있는 원자폭탄과 달리 수소폭탄이 핵융합을 일으킬 때는 임계질량이 없다. 핵분열로 기폭 작용이 한 번 일어나면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이 핵융합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용 자체가 인류 공멸을 의미할 정도로 수소폭탄의 위력이 강하기 때문에 실험만 이뤄졌을 뿐, 실제 무기화한 핵무기는 증폭핵분열탄(중수소 등을 활용해 원자탄의 폭발력을 증폭시킨 폭탄) 정도”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email protected]

작성일 2018-04-07 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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